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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한국독립유공자협회 임우철 회장

“독립정신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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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소속 애국지사 이제 80명도 채 안 됩니다. 아마 북한도 10명이 안 될 겁니다.”

   

올해로 95세가 된 임우철 회장은 우리들이 다 저 세상 사람이 되기 전에 대한민국이 진정한 광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진정한 광복이란 독립정신이 살아있고, 그 정신이 근간이 돼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국 사회에 만연하기를 바란다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임 회장 역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동경에서 유학 중 항일투쟁을 하다 옥살이를 했던 항일 1세대로 아직도 왼손에 고문 후유증이 남아 있다.

시골에서 태어나 서당공부만 했던 그가 일본까지 유학을 가게 된 것은 배워야지만 일제로부터 벗어나 자주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배우고 익히는 일에 있어 누구보다도 열심을 냈다. 일제가 민족문화말살정책을 펴면서 창씨개명을 강요하자 반일 감정에 더욱 불이 붙은 그는 항일운동에 뛰어 들게 됐고, 결국 일본 유학중에 옥살이를 하게 됐다. 광복 이틀 후에 형무소에서 풀려난 그는 이후 독립운동을 하다 말없이 사라져간 동무들의 흔적을 찾는 일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리신 분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도 언젠가는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토록 그리던 광복된 조국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그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간 독립투사들을 찾아내 그 분들의 혼이라도 위로받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세대가 아니더라도 후세대들이 이 일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일제에 저항한 독립투사들. 그토록 그리던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광복선열도 많지만 모진 고문과 그 질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을 만든 주역들도 적지 않았다. 허나 지금, (사)한국독립유공자협회 소속 애국지사는 80명이 채 안 된다. 이제 100세를 향해 가는 이분들의 연세를 생각하면 속절없이 지나버린 세월이 야속하기까지 하다. 그분들이 계셨기에 지금 우리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었건만 정작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독입운동가들은 그 후손까지도 대다수가 어려운 생활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어요. 모두가 나라를 위해 싸우고 일해 왔는데 정작 광복이 되고 나니 설 자리가 없었던 거죠. 나무도 뿌리가 있기에 서있는 것처럼 나라도 근간이 있어야 설 수 있는 법이거든요. 그 근간이 바로 독립정신이에요.”


임 회장은 우리 민족이 독립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겨야 한다고 당부한다. 역사를 만들어온 세대가 세월의 무상함을 이기지 못하고 뒤안길로 사라질 때, 남아있는 이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역사가 바로서지 못하면 희망은 없는 거라고. 그렇기에 아직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이제는 조국의 통일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어쩌면 통일은 그 옛날 조국의 광복을 위해 피 흘린 선열들에 대한 진정한 보답이자, 우리 민족만이 아닌 세계평화를 위한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