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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도시 속에서 지쳤다면
마음 속 정겨움을
가득 채워줄…
그곳


글. 황주영 사진제공. 조경태


넓은 벌 동쪽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향수> 내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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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정지용 1902 ~ ?

시인. 참신한 이미지와 절제된 시어로 한국 현대시의 성숙도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하였다.
1930년대에는 <시문학> 창간에 참여하여 경향시에 반대하는 순수시 운동을 전개, ‛구인회’를 통해 계급주의 문학에 맞서서 싸우기도 했다. 6・25전쟁중에서 수감 생활 중 폭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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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매일 무언가에 쫓기듯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짠한 마음이 든다. 바쁘다는 단어를 어쩌면 매일 입에 달고 살고 있고, 핸드폰 작은 화면 속 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는 모습이 우리들의 현재 모습이 아닐까….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정지용 작가의 ‘향수’가 가득히 느껴지는 옥천으로 떠나보자.

서울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리면 금방이라도 현재에서 벗어나 추억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이 있다. 충북 옥천은 금강을 따라 수려한 산책로가 이어지며, 옥천의 옛 번화가인 구읍에서 금강 변을 아우르는 여정은 산책하기 좋은 그리고 마음 속에 고향의 정서를 가득 담을 수 있는 코스이다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향수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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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인은 자신의 고향 옥천을 떠난 마음을 詩 <고향>안에서 섬세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가난하지만 평화롭고 아늑한 고향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시인 자신이 고향을 떠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개인적인 정서 표현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적인 정서로 보편화시켜 우리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넓은 고향 들녘의 한가로운 풍경, 한 방에 모여사는 가족의 단란함, 유년 시절의 꿈과 희망, 어린 누이와 아내의 힘든 농촌 생활, 동화 같은 시골 마을의 밤 분위기를 시 속에서 우리는 고향에 대한 정서를 가득담을 수 있다.

고향은 그리움의 대상이다. 언제나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며,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곳이라고 말한다. 실개천, 얼룩빼기, 질화로, 짚베개, 서리 까마귀 같은 토속적인 정감을 주는 시어들을 사용하면서 지금은 그 단어들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잊어버렸지만, 고향의 정겨움과 지나버린 추억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개인적인 삶이 중요해지는 지금.

한번쯤은 <향수>를 노래부르며 충북 옥천의 금강 주변을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얼룩빼기 황소 한 마리가 터벅터벅 걸어 나와 마중해 줄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