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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조형미와 에술성이 뛰어난

삼국시대 석탑


글, 사진. 이명우 운룡도서관・운룡역사문화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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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복원 완료)
 


삼국시대 불교의 도입으로 건축되기 시작한 사찰의 중심에는 건축적 조형미가 뛰어난 석탑과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석등이 있다. 특히 사찰의 많은 목조 전각 및 주위 자연 환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석탑은 각 지역의 자연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탑의 모습으로 독창성을 갖고 발전했다.

석탑 축조기술의 발전은 다채로운 석탑의 창안으로 나타나 건축기술적 측면이나 예술성에서도 유럽의 거대한 신전에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는 미륵사지 석탑과 불국사 다보탑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탑의 가장 큰 장점은 과학적인 건축기술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계획과 설계로 축조됐다는 점이다.

삼국 중기 때부터 백제가 가장 앞선 조탑기술을 갖고 있었는데, 백제의 기술자들은 우리나라 역사상 그 규모가 가장 큰 미륵사 석탑을 세웠다. 삼국 초기의 탑은 주로 목탑이었는데 거대한 목탑을 건립하는 기술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최고였으며, 이 기술이 신라와 일본에도 전해졌다. 고도의 조탑기술을 갖고 있던 백제는 7세기 초에 목탑의 형상을 그대로 석탑으로 재현하는 놀라운 창조력을 발휘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아쉽게도 고려시대에 무너져 6층까지 한 면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탑의 붕괴를 막는다고 강제로 나머지 면을 두터운 시멘트로 막아버려 흉측한 모습으로 변했지만 최근 정부에 의해 완전 해체 보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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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1916년) 모습
 


국보 제11호로서 우리나라 최고・최대의 석탑으로 높이가 14.24 이다. 해방 후 미륵사지에 대한 전면 조사 결과 똑같은 모양의 9층 석탑이 쌍탑으로 서 있었던 것으로 판명됐고, 1993년에 동탑을 높이 27.67 , 기단 12.4 의 크기로 복원했으며, 서탑은 2001년부터 완전 해체하여 20년 동안 복원 공
사를 하여 2020년 10월에 완공됐다.

이 석탑을 우리나라 최고의 석탑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이탑의 양식이 그 이전에 백제 및 신라에서 건립했던 거대한 목탑의 각 부 양식을 나무 대신 돌로 충실하게 재현했기 때문이다. 거대한 석탑을 조성하면서 수천 개의 석재를 일일이 정확하게 짜 맞춘 미륵사지 석탑의 조형기술은 세계 최고의 건축기술이며 안정감 있는 균형미와 탑면의 아름다운 구성, 절묘한 석재 연결, 목조건물과 같은 지붕에 온화한 느낌은 현대인이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조탑기술이다.

백제인이 만든 탑 중에서 국보 제9호인 부여 정립사지의 오층석탑은 작지만 하늘로 날아올라갈 듯한 날씬한 몸매의 조형미가 백제 석조문화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이 석탑으로 낮은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얹고 있다. 탑신은 1층을 높직하게 했으며 각 면에 모서리 기둥과 벽면 돌을 각각 다른 돌
로 맞췄으며, 벽면은 두 장의 판석으로 결합해 마치 벽마다 문을 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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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다보탑
 


대 불교가 가장 전성기일 때 축조된 것으로 두 탑의 높이가 10.4 로 같으며 동탑인 다보탑은 당시의 고정관념을 깬 이형(異形) 석탑이고, 서탑은 탑의 조형기술이 절정기에 오른 시기에 크기와 층간 간격과 높이가 일정한 비율로 균형이 잡혀진 완전한 건축설계상의 조형미를 갖춘 아름다운 석탑이다. 두 탑을 같은 위치에 세운 이유는 ‘과거의 부처’인 다보불(多寶佛)이 ‘현재의 부처’인 석가여래가 설법할 때 옆에서 옳다고 증명한다는 <법화경〉의 내용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탑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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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정림사지 5층탑
 


우아하며 다양한 구조를 갖춘 3층 다보탑은 신라시대 예술의 극치라고 할만하다. 탑 전체는 사면으로 계단을 가설한 사각기단 위에 세워져있으며 일층은 육중한 기둥위에 날개를 편 듯한 추녀가 가로로 뻗친 사각 기와집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이층은 면마다 연꽃잎 모양으로 창문을 낸 팔각정으로 되어 있다. 삼층은 둥근 연화대 위에 세워진 원형의 기둥과 피어나는 연꽃송이 위로 방사형으로 짜인 서까래가 하늘을 날아갈 듯한 팔각지붕을 받들어 하늘의 누각을 만든 것처럼 솟아 있어 매우 화려하면서 정교하다.

이는 다보탑을 만든 석공이 석가여래를 초대하여 “극락의 누각인 다보탑에 오르셔서 불타를 위하여 신라가 만든 불국사를 보십소”하는 뜻이 담긴 것 같다. 다보탑은 석재를 고정하고 붙이기 위해 접합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석재를 맞춤 조립해 만들어졌으며, 이탑은 완벽한 기하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높이와 중요 부분의 비율이 8:4:2:1의 간단한 등비급수의 비로 구성된 것으로 이러한 건축 양식은 동양에서 유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