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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을 매길 수도 없고 평생에 다 볼까 말까한 진귀하고 화려한 보석들이 모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희귀한 보석과 원석까지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현장에서
각종 보석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는 곳. 한자리에서 직접 만져보며 신비한 체험도 즐기고
사랑하는 이에게 전할 선물도 손쉽게 고를 수 있는 곳. 바로 익산의 명물 보석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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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보석의 도시이자 보석산업의 구심체
 
익산에 있는 보석박물관을 향해 가다보면 커다란 공룡이 맨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웬? 공룡이 여기에 있지?’ 하는 의아한 마음으로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오른쪽에서 박물관을 바라보면 보석박물관을 상징하는 큰 반지와 다이아몬드 모형이 빛을 발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은 ‘영원한 빛’이라는 제목의 보석탑으로 시민의 관심사와 함께 익산시가 보석의 도시임을 대표하고 보석박물관을 상징하는 문화적인 조형물로서의 의미가 크다.
 
스테인리스스틸을 사용해 제작한 큰 반지형상의 원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큰 것으로 인류의 단결과 화합을 뜻한다. 반지 좌우의 마름모 형상은 보석의 신비함과 영원함을, 오색 빛깔이 나는 반지 중심부의 다이아몬드 형상은 미래의 보석산업의 구심체가 익산임을 형상화한 것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넓고 수려한 자연경관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한눈에 들어온다. 박물관측의 배려로 야외에는 각종 조형물과 야외공연장, 어린이 놀이시설, 식당, 보석광장, 칠선녀광장 등이 있어 보석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편안한 휴게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귀금속보석 산업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관

공모로 설계한 박물관 건물은 외관부터 특이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피라미드 조형물을 연상케 한다. 옛 유물들을 기획·전시하고 소장하는 박물관에 대한 개념을 깨고 보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보석문화를 향유하도록 만든 것도 색다르다.
 
보석박물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익산시의 귀금속보석 산업을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익산시는 1400년의 귀금속보석 역사와 함께 전국 유일의 귀금속 보석 가공단지로서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1975년에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귀금속보석 산업을 육성시키는 중요한 현장이 됐고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귀금속보석공단을 가동했다.
 
당시 주요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합성석이나 다이아몬드 대용품으로 쓰이는 큐빅지르코니아 등의 보석을 연마하는 사람들이 많아 집집마다 연마기가 있을 정도였다. 그로 인해 세계수요량의 90% 가까이를 생산해서 수출하고 1980년대 말까지 수출규모를 꾸준히 증가시켰다. 1998년 IMF를 맞아 침체기에 들어섰고, 2000년대 귀금속보석시장이 위험에 직면해 3D업종으로 몰리면서 기술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본으로, 보석업체는 임금이 낮은 태국,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겼다.

위기를 맞게 된 익산시는 귀금속보석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귀금속보석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 중에 하나 해외로 진출한 주얼리공장 U턴을 추진하며, 주얼리산업을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사업을 위해 보석박물관을 건립하고 주얼팰리스를 개관하게 됐다.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에 자리한 보석박물관은 14만 1990㎡ 규모로 인근의 풍부한 백제 문화유적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왕궁보석 테마 관광지 내에 건립된 시립박물관이다.
 
1996년 착공, 430억을 투자해서 2001년에 완공한 후 2002년 5월 22일 개관한 이래 오늘에 이르렀다. 아시아 유일의 보석박물관, 국내 유일의 보석박물관이자 익산 최고의 자랑스러운 박물관인 이곳은 진귀한 보석과 원석 등 11만 8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2층 규모로 보석박물관과 화석전시관, 체험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지하에는 수장고와 기계실이 있고,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보석판매코너가 있으며, 2층엔 상설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질시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화석전시관에는 시대별 각종 화석과 익룡, 수장룡, 실물크기의 골격공룡 등을 전시해 청소년들이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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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 중앙의 목탑 모형인
보석탑과 오봉산일월도 벽화

1층 기획전시실은 우리나라 시대별 유물 복제품과 영국 왕실의 보석 복제품들 그리고 희귀한 대형원석이 전시돼 있고, 다양한 전시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에 자리한 상설전시실은 각종 진귀한 보석과 원석을 초대의 장에서부터 결실의 장까지 7개의 장으로 나눠 주제별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입구에서 신비한 보석세계로 초대하는 장을 지나 박물관에 들어왔음을 인식하는 장에서는 백제 무왕과 선화왕비의 왕관, 금동신발 복제품 등이 있고 우리나라와 세계 보석의 역사, 실물로 전시된 탄생석, 애니메이션 보석이야기 등을 접할 수 있다. 월별 12탄생석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탄생석을 찾아보며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 다음 보석 입문의 장인 체험의 장에서는 보석의 탄생, 정의, 성질 등을 체계적으로 알아볼 수 있고, 전기석이나 수정 등을 만져보면서 보석 특유의 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보석박물관 김수정 학예사는 “전기석은 100℃ 정도로 가열하면 전기를 띠게 돼 혈관이 막혔을 때 치료효과가 있고, 고가의 시계에 내장된 수정은 인체 내의 에너지를 활성화시키며 특히 국내에서 유명한 언양 자수정은 독을 해독해준다고 해서 옛날에는 갈아 마시기도 할 만큼 보석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며 “체험용 보석들은 만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니까 만져서 많은 기를 받아가고 몸으로도 체험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취지
를 전했다.

초대의 장과 인식의 장을 관람한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트갤러리에 들어가면 미륵사지석탑 중앙에 있는 목탑을 실물크기 1/20로 축소, 재현한 보석탑이 크리스탈과 아크릴로, 금도장을 해서인지 금빛 수정옷을 환하게 입고 춤을 추고 있다. 거기서 방향을 왼쪽으로 돌리면 보석으로 치장한 벽면 모자이크 벽화 오봉산일월도를 만난다. 무려 10만여 점의 보석 중 목화석, 계혈석등 4만 7천여 점의 기증보석을 활용한 점이 큰 특징이다. 조선시
대 용상 벽화 오봉산일월도는 전주 경기전에 봉안된 ‘조선 태조어진(국보 317호)’ 뒤에 그려져 있다.
 
오봉산은 중국전설에 의하면 한민족의 기원인 동이족이 발원했던 가장 성스럽고 높은 산으로 왕의 절대적 권위뿐 아니라 정통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해는 칼세도니(마노)라고 하는 계혈석으로 만들어졌는데 피와 같은 붉은 색으로 악귀를 몰아내고 행운을 불러들인다고 하여 중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보석이다. 달은 문스톤(월정석)으로 만들어졌다. 이 오봉산 일월도는 우리나라 만 원짜리 지폐에도 나오는데 그 벽화를 관람할 때 꼭 달에다 손을 얹고 자기의 소원을 간절하게 빌어보자. 간절함으로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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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
 
다음 코스인 역동의 장에 들어가면 마치 보석을 캐는 광산의 갱도에 실제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내부에는 보석을 채굴하는 모습과 영상이 있으며 다이아몬드의 가공이나 유색보석의 연마과정 장면을 단계별로 나눠 실물크기의 입체 모형으로 현장감있게 재현하고 있다. 연마장면을 정리해 보면 원석이 처음 나왔을 때 수석디자이너가 먼저 원석을 본 후 어떻게 가공하고 세팅할 것인가를 그려주면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가 그려준대로 절단하고 연마해서 전체가 가공된 상태에서 광을 내는 것으로 아름다운 보석이 탄생된다.
 
그 다음에 만나는 곳은 단연 보석박물관의 주요부분인 감동의 장이다. 3개의 전시실로 나눠서 고가의 진기한 보석 총 20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다양한 보석의 아름다움을 체계적으로 감상할 수 있고, 보석군 각각에 대한 학습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보석박물관 김석재 관장은 “보석의 꽃이라 불리는 독일의 세계적인 공예가 만프레드 윌드가 만든 작품으로 세계에서 하나뿐인 보석꽃, 순금 24k로 만들어서 금값만 따져도 약 6억 정도이며 무게가 무려 7.725kg이나 나가는 미륵사지 석탑, 중요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인 김철주 명인이 1792g 순금으로 1년에 걸쳐서 섬세하게 재현해 만든 사리장엄, 영원한 빛을 나타내는 보석탑까지 세계적인 작품을 4개 정도는 소장하고 있으니 세계적인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며 박물관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보석꽃은 원래 보석을 하나의 통으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고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공예가가 직접 와서 이곳이 왕궁터였다는 사실을 감안해 구상했고 자기 작업장에서 만든 후 현재 이 자리에 옮겨놓은 것이다. 큰 백수정을 하나의 통으로 만든 성배(성스러운 술잔)도 그의 작품이다. 그 옆에는 백수정을 이용하여 만든 예수상, 성모마리아상, 불상, 아담과 하와상 등 종교적인 작품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익산의 보석박물관엔 0.1%의 모조 인조석도 소장하고 있는데 99.9%의 천연보석을 인조석과 비교해 보라는 뜻에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장이라 칭해지는 이곳은 우리 눈에 진짜 보석으로 보여도 전문가는 가짜임을 쉽게 감정해내는 자리다. 또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무채색 투명 보석인 다이아몬드 진품과 모조 옐로우 다이아몬드로 박물관 전시의 마무리를 장식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보지 못하고 지나 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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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재 박물관장,
귀금속보석 산업의 부흥기를 기대하며
 
상설전시실에서 나와 곧바로 다리를 건너면 보석판매코너가 나온다. 거기엔 6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익산에서 가공, 생산하는 귀금속들을 판매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박물관에서 보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후, 이곳에 와서 자기 취향에 맞게 보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 1층은 사업자들이 거의 가공업체를 갖고 있는데 고품격의 진품 보석들, 드물게는 에메랄드를 가공한 5800만 원짜리 반지도 있고, 남자들의 로망인 명품시계도 있다.

2층은 패션 주얼리로 질좋은 보석을 저렴하게 만원부터 1억까지 한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익산이라는 큰 범주에서 봤을 때 보석박물관이나 보석판매코너는 똑같이 귀금속보석 산업에 속한다. 보석박물관은 비영리를 목적으로 익산시에서 운영하며 보석판매코너는 영업을 목적으로 민간사업자들이 운영하되 시설관리만 익산시에서 하고 있다.
 
많은 경험과 원숙함이 있는 장년기를 인생의 보석이라고 말하는 김 관장은 故 조한용 익산시장이 김동석 박사가 나석을 기증해 준 이후 박물관 건립의 모티브를 잡고 완공까지 열정적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그 많은 원석이나 보석들을 선정하고 구입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조 시장이 전적으로 도와줘서 오늘에 이르렀다는데... 現 이한수 익산시장도 그에 못지않게 열정을 갖고 노력한 결과 익산을 상징하는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어서 1400년 전 영광스런 익산의 부흥기가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이곳이 2002년도 개관 당시에는 잘지어진 박물관인데 11년의 세월이 흐르다 보니 시대의 흐름에 맞게 역동적인 것으로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박물관의 위상에 맞는 전시실을 갖춰가야 하고,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보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관람객은 2012년에 39만 4500명 2013년 11월말 취재 당시 39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다녀갔다는데 약 20% 정도 오는 익산시 민들보다 타지인이 80%로 더 많이 오는 추세다. 보석박물관은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고 고속버스 승하차장이 있어서 승용차가 없어도 비교적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