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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아(η Εύβοια)

신이 치유를 위해 준비한

최상의 자연조건


글, 사진. 김현우 평론가・사진작가




그리스는 인구 1100만 명의 3천 개가 넘는 섬들로 이루어진 삼면이 바다인 아름다운 섬나라다. 동쪽으로는 에게해, 남쪽으로는 지중해, 서쪽으로는 이오니아해로 둘러싸여 있다. 외관상 비슷한 듯 보이지만 막상 섬에 첫발을 내딛을 때마다 전혀 다른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나그네를 반기는 이야기 많은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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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니 마을의 울창한 숲
 



에비아(Εύβοια)는 북부로 올라갈수록 무성한 푸른 숲을 이룬다. 소나무, 밤나무, 체리나무, 올리브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계곡과 거친 산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비롯해 아름답고 고운 모래의 고요한 해안선 등 여러 자연 경관을 연중 즐길 수 있는 그리스에서 보기 드문 섬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북부 에비아를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산중마을에는 고대부터 유명한 애 포스(Αιδηψος)라는 온천이 있는데 치유 효과와 더불어 청춘을 돌려준다고 알려졌다. 또 성지 순례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신자들의 관심사인 아기오스 요아니스 로쏘스(ΆγιοςΙωάννηςΡώσσος) 교회와 수도원, 시간과 역사를 말해주는 유물들이 소장된 박물관 등은 섬주민들의 친절한 미소와 넉넉한 마음만큼이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에비아의 서쪽 해안선에는 로맨틱한 분위기의 니시오티키(νησιώτικη) 호수와 산과 바다가 연결된 독특한 로비에스(Ροβιές) 극장 그리고 예쁜 어촌마을인 리카다(Λιχάδα)가 있다. 북부 해안선에는 평지에 형성된 올리브 나무가 울창한 주택가 아기오캄포스(Αγιόκαμπος)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번화가 오레이(οι Ωρεοί) 마을, ‘신 탑’이라는 의미의 네오스 삐르고스(οΝέοςΠύργος)와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아름다운 리조트 아르테미시오스(Αρτεμισίος), 뻬프키(τοΠευκί) 마을 등이 있다.

에비아의 동북부 해안에는 휴가철 인파들이 주로 몰리는 왕실 전통가옥이 있는 마을, 바실리카(τα Βασιλικά)와 광활한 모래사장의 아름다운 해변마을 사로뿔리(τοΨαροπούλι), 그림 같은 풍경이 돋보이는 해변마을 루트로( τοΛουτρό)와 앙칼리(Αγκάλη), 광대한 모래사장을 자랑하는 현대 관광 센터인 아기아 안나( ΑγίαΆννα) 해변, 매혹적인 해변인 크리아 브리시(ΚρύαΒρύση)와 삘리(τοΠήλι) 마을이 있다.

북부 에비아 섬 내륙에는 상업 중심의 아름다운 마을 이스티애아(ηΙστιαία)와 평원 위에 펼쳐진 농업 중심지이자 전통 건축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마을 구베스(οιΓούβες)가 있다. 특히 구베스 마을은 울창한 숲을 이룬 지형으로 등산이나 산책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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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아 안나 산간마을
 




스테니
(Η Στέν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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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니 계곡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다로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원한 바람과 산림욕을 즐기기 위해 산과 계곡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다. 에비아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인 딜피오스(Δίρφυος) 외곽, 고도 450m에 위치한 스테니 마을은 숲속에서의 피서를 원하는 등산객들에게 적당한 장소이다. 계곡 물이 흐르는 산속의 절경과 약수터가 잘 어우러져 있어 한국인의 정서에도 잘 맞는다. 그리스에서 고사리가 나는 흔치 않은 지대로 봄이 되면 고사리와 체리를 채취할 수 있다. 한인 교민들이 친목을 다지기 위해 야유회 장소로 자주 찾는 곳이다.

스테니는 봄,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 설산을 즐기는 산악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여행지다. 이 마을이 있는 딜피오스 산맥(Η οροσειρά της Δίρφυος)의 최고봉은 1743m로, 산의 이름은 ‘델피(Δέλφη)’라는 지역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신화에 따르면 고대 델피 지역에는 제우스(Δίας, 디아스) 신과 헤라(Ήρα, 이라) 여신의 결혼을 기념한 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델피오스라는 이름을 산에 붙인 이유는 이 산으로부터 2개의 커다란 강, 즉 메싸피오스(Μεσσάπιο)강과 릴라스(Λήλας)강이 시작되어 만나고, 또 이 산속에 수십 마리의 공룡들과 요정들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스테니 마을 광장 한쪽에는 산에서 흘러내린 약수터가 있는데 ‘의사의 분수 혹은 수도꼭지(γιατρού η βρύση)’라는 뜻의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빈 물통을 들고 와 약숫물을 받아간다. 약수터 앞에는 스티스 스콜레스(στις σχόλες)라는 작은 재래시장이 서는데, 디리포스 산에서 나는 토산품들을 팔고 있다. 주로 차, 향신료, 오레가노, 허브, 치즈, 꿀이나 수제 파스타, 전통과자 등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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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니 마을 약수터 옆에 있는 재래시장 '스티스 스콜레스'
 


애딮 소스 온천
(Τα Λουτρά Αιδηψού)


‘건강과 치유, 회춘을 위해 신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라는 대명사가 붙은 애딮소스(η Αιδηψός) 지역의 온천은 관광객들이 건강을 이유로 찾는 에비아(Εύβοια) 섬에서 가장 잘 알려진 휴양지다.

북부 에비아 섬에는 80개가 넘는 온천이 청록색의 바다와 숲이 만나는 멋진 풍경 속에 위치하고 있어 건강과 휴양 차원에서 가치 있는 해양 온천이다. 고대부터 여행자들이 끊임없이 방문하는 곳으로, 아테네에서 가까운 곳으로 짧은 며칠간의 여행을 계획한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이상적인 관광지다.

애딮 소스는 이스티애아 시(Δήμους Ιστιαίας)에 속한 마을로 북서쪽의 할키다(Χαλκίδα) 수도에서 107㎞ 떨어진 곳에 있는 그리스에서 몇 안 되는 광천 온천지대다. 이 지역에 다다르면 추운 겨울이라도 밤공기에서 따뜻하고 습한 기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온천수의 온도가 27~86℃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여러 질병의 환자들이 치료 목적으로 연중 찾아오며 스파(spa)나 국립 혹은 민간 온천치료시설, 수영장이나 바다온천, 흙탕 온천 같은 다양한 방법의 온천치료 시설 등으로 유명하다.

애딮 소스 마을은 그리스 신화에서 특별한 장소로 등장한다. ‘아띠나(Αθηνά, 미네르바)’ 여신은 불의 신 ‘이패스토스(Ήφαιστος, 헤파이토스)’에게 지구 표면에 따뜻한 물을 가져와 인류의 질병을 치유하고 피곤을 풀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불의 신 이패스토스는 사랑스런 동생 아띠나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신성한 망치로 땅을 쳤는데, 뜨거운 광천수가 철철 넘쳐났다. 그래서 이 지역에 온천수가 넘쳐나게 되었다고 한다. 신화 속 영웅인 ‘이라클리스(Ηρακλής, 헤라클레스)’도 12과업을 마친 후 이곳에서 긴장을 풀고 몸을 치유했다고 알려졌다. 신화에 따르면 고대 애 소스 지방과 에비아 섬의 첫 원주민은 제우스를 숭배하던 쿠리테스(Κουρήτες)족으로 제우스 신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해 신전을 세워 그들의 수호신으로 삼았다. 쿠리테스 이후에는 아반테스(Αβαντες)족이 들어와 에비아 섬 전체를 장악했고, 애 소스는 디오스(Δίος)나 이스티애아(Ιστιαία) 지역의 지배 아래 트로이전쟁에 참여하여 트로이의 몰락에 일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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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딮소스 해수온천 지대
 




림니
(Λίμνη Εβοία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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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니 마을
 
 


림니(η Λίμνη Ευροίας)는 엘림니온 시(δήμος Ελυμνίων)에서 관광개발이 가장 된 마을로, 들어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할키다에서 80㎞를 차를 타고 들어오거나 애 소스에 머물면서 32㎞를 운전해 오는 것이다.

림니는 최근 몇 년 동안, 마을의 전통적인 면을 고수하면서 관광면에서 급성장을 이뤘다. 선명한 색상들로 페인트칠한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의 주택들과 좁은 골목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림니의 푸른 바다와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선이 매력 포인트이다. 마을 뒤로는 초록빛 언덕과 에비아 섬의 바다를 전경으로 해안선을 따라 선술집, 음식점, 카페테리아 등이 밀집돼 있어 여행자들이 휴식하기에 좋다. 7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수녀원 모니 갈라타키(Μονή Γαλατάκη)는 림니에서 숲속으로 10㎞ 들어간 곳에 자리 잡은, 탁 트인 전망을 가진 아름다운 수녀 수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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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니 마을에 있는 빠나기아 림내아 교회의 해시계가 돋보인다.
 





모니 오시우
다비드 수도원
(η Μονή Οσίου Δαυί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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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 오시우 다비드 수도원 내 16세기 교회
 


드리모나스(Δρυμώνας) 마을 맞은편에 있는 카발라리스(Καβαλάρης)산과 씨론오로스(Ξηρόν όρος) 산들 중턱에 위치한 모니 오시우 다비드 수도원은 첩첩산중에 숨어있는 듯 한적하고 고요하다.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나 수도원 내부로 들어가면 수도승들뿐만 아니라 많은 방문객들을 볼 수 있다.


수도원에 들어가려면 우선 여성 방문객은 차림새가 치마가 아닌 이상 반드시 입구에 준비된 치마를 걸쳐야 입장이 허락된다. 수도원에서 일반인의 숙박도 허용이 되는데, 다만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머무는 동안은 일상생활을 그곳의 수도승들처럼 규율을 따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제목이나 사연이 있는 신도들이 철야기도를 위해 자주 방문한다.

수도원 안의 교회에는 성자 오시오스 다비드(Οσίος Δαυίδ)의 유골과 유품이 모셔져 있으며 수도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기적을 행하고 은둔 생활을 하던 성자 오시오스의 동굴과 암자가 있다. 수도원 남동쪽 끝에 있는 아기온 아나르기론(Αγίων Αναργύρων) 교회 지하에는 17세기의 이콘 벽화가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다. 터키 무슬림 지배하에 있던 시절에는 이 교회의 지하묘지인 카타콤에서 그리스 정교회의 교리와 그리스어를 유지하려는 필사적 노력이었던 ‘비밀 학교(κρυφό σχολειό)’가 운영됐다고 한다. 이 수도원의 첫 축조는 1500년 이전에 있었던 성전의 폐허 위에 지금의 수도원을 세운 것으로, 수도원의 기초공사와 재건은 대략 1540년으로 보고 있다. 젊은 나이였던 오시오스는 고도 500m 지점의 소나무와 전나무 숲인 이곳에 수도원을 세우고 재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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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 오시우 다비드 수도원 신관
 




오레이
(Οι Ωρεοί)


그는 약 1550년대를 살았던 인물로 어린 나이에 수도승이 되었고, 오스만제국의 통치 아래 있던 시절에는 바르나코비스 수도원(Μονή αρνακόβη)의 수도원장을 지내며 철저한 금욕생활을 하다가 에비아 섬에 오게 되었다. ‘대인(大人)은 말과 행동에서 나타난다(μέγας φανείς εν λόγω και εργω)’는 그리스 명언처럼 그의 성스러움과 기적을 행하는 능력과 명성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수도원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1821년 그리스 혁명 당시 이 수도원의 수도승들은 혁명가들을 대대적으로 도와 투쟁하였다. 결국 터키 무슬림 통치자들의 분노를 자극해 수도원이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1877년 다시 재건하고 복원했다.

오레이(Ωρεοί)는 이스티애아(Ιστιαία)시에서 서쪽으로 5㎞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변 도시다. 이스티애아와 애 소스 온천을 잇는 도로 사이에 있는 도시로, 애 소스 온천에서 13.6㎞, 이스티애아에서 5.8㎞, 뻬프키(Πευκί)에서 15.7㎞ 지점에 있다.

‘오레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속설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그 지방을 지배하던 오레이 왕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스티애아 출신의 ‘오레오스(Ωρεός)’ 형제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이다. 그리스어로 ‘아름답다’는 단어와 발음이 같아서 이 도시와 지형이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속설이 있다.

오레이에서 주목할 만한 명소와 유물로는 카스트로 오레온Κ(άστρο Ωρεών, 오레이의 성)과 이 성 아래 위치한 비잔틴 교회, 아기오스 바실리오스( ναό τουΑγίου Βασιλείου)다. 이 비잔틴 교회는 이전에는 우상숭배를 하던 이교도 사원이었는데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신전들을 무너뜨리고 그 위에 교회를 세웠다 .

또한 항구 근처, 항만 사무실 맞은편 산책로 벤치공원에는 오레이 바다 속에서 건져 올린 대리석 관들과 ‘오레이의 황소 동상(Ταύρος των Ωρεών)’이 있다. 이 황소 대리석상은 길이가 3.2m이며 헬레니즘 시대의 문화 번영을 보여주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황소의 뿔은 황금으로 돼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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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이 항구
 



뻬프키
(Το Πευκ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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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 온천을 즐기는 관광객들
 




뻬프키(Το Πευκί)는 아르테미시오( Αρτεμίσιο)의 항구 도시다. 과거 뻬프키 언덕 근처에 아르테미스 여신(θεά Άρτεμις, 아폴로 신의 쌍둥이 여동생이자 사냥의 신)의 신전이 있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아르테미시오 지역은 고대 페르시아 전쟁 당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페르시안 해전으로 많이 알려진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관광산업이 활발한 해변 리조트로 사랑받고 있다.

‘소나무(πεύκο, 뻬프코)’를 연상케 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뻬프키 지역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푸른 바다와 접한 풍경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해변은 북서쪽을 바라보고 있으며 길이가 약 4㎞에 달하는 고운 모래와 자갈이 깔려 있고, 물이 얕아서 해수욕을 즐기기에 이상적이다. 특히 뻬프키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이 유명해 각지에서 석양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만투디
(Το Μαντούδ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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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파 '떼르메실라' 호텔
 



쁘로코삐(Προκόπι) 마을에서 만투디 방향을 가르키는 표지판(προς Μαντούδι, Λ.Αιδηψου)오른쪽으로 돌아 8㎞를 가다 보면 만투디 지역 입구가 나타난다. 할키다에서 54㎞ 거리로 키레오스(Δήμος Κηρέως)시에 속하는 도시다. 에비아섬 북부 중앙에 세워진 마을인데,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키마시(Κυμάσι) 해안에서 3㎞ 미만 거리에 위치하고, 키레아(Κηρέα) 강 옆에 있어서 여름휴가처로 이상적인 곳이다. 할키다(Χαλκίδα)에서 애소스 온천을 거처 만투디를 마지막 여정으로 잡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에비아 섬에서 여행을 마치고 그리스 반도 동쪽의 섬들인 스코펠로스(Σκόπελος)나 스키아또스(Σκιάθος) 등으로 갈 수 있는 만투디 항구가 있기 때문이다. 항구는 에비아의 고대도시 키린또스(Κήρινθος)로 유명한 아름다운 해변 끝에 위치한 비교적 작은 항구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푸른빛의 바다와 넓은 해변으로 인해 다음 목적지로 갈 배를 기다리며 수영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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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투디 항구 옆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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