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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강원 양구 ‘孝’를 가슴에 품다


중종대 효자 고숭효의 효행 전해져
팔효자각 잇는 ‘효 생활교육장’ 구상


글. 이재준 역사연구가, 칼럼니스트

사진. 글마루 사진제공. 양구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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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읍 송청리 팔효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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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효자각
 



연면한 효맥… 전창범 군수, 매년 팔효자 제향


강원도 양구군은 과거 조선시대 효촌이다. 양구읍 입구 송청리에 자리 잡은 팔효자각(八孝子閣)은 양구 출신 효자들을 기리기 위해 조정으로부터 받은 정려(旌閭)다. 팔효자각은 전란으로 인해 사료는 없지만 양구의 효맥을 입증하는 귀중한 증거물이다.

양구의 효맥은 조선 중기 중종(中宗)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폭군 연산군 시절 양구에 살던 효자 고숭효(高崇孝)의 효성이 어전까지 알려졌다. 숭효는 모친이 세상을 떠나자 상례에 따라 3년 동안 묘소(侍墓)를 지켰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됐다. 연산군이 시제(時祭; 제사)를 엄격히 금기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왕명을 거역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일이었다. 고숭효는 ‘내가 모친상을 당하여 상례를 지킴은 떳떳한 도리가 아니겠느냐’며 추상같았던 왕명을 거역한 것이었다. 연산이 반정으로 물러난 후 고숭효의 효행은 조정에 알려지게 됐다. 어전회의에서 연산의 어명을 거역한 양구 효자의 효성이 논의 대상이 되었다.

중종은 당시 강원 관찰사에게 고숭효의 행태를 자세히 살펴 보고하라고 어명을 내렸다. 관찰사는 왕명을 받고 고숭효의 효성을 자세히 살핀 후 보고했다. 임금은 목숨을 내놓고 효행을 따른 고숭효의 행동을 치하하고 그가 살던 마을에정문을 내렸다. 이 같은 사실이 <중종실록> 3년(1508) 5월 1일 기록에 자세히 나온다.


양구읍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팔효자각은 조선 헌종 때 당시 양구군 내 효자 8위를 모시기 위해 세운 정문이다. 팔효자에 대한 정문은 효자인 이무엽이란 선비가 내력을 써 마을입구에 건립했으나 일제강점기 도시계획이 실시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지게 됐다. 그러나 내력은 6·25 전란으로 팔효각에 있던 목판 기록이 불에 타 소각되고 말았다.


전창범 양구군수를 비롯해 기관장들은 매년 기일이 되면 팔효자의 덕을 기리는 제향을 올리고 있다. 이 제향에는 군내 유림들과 문화원 담당자, 후손들도 다수 참석하고 있다.


양구군에서 이처럼 많은 효자들이 배출된 것은 양구 주민들의 전통적인 심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대대로 학문을 숭상해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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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숭효 효자 <동국여지승람>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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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은중경>
 



양구 효민속원(가칭) 구상 ‘탁월한 선택’

양구군이 내년도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효민속원(孝民俗院, 가칭)’은 현재는 구상단계로 관계 학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양구의 효 역사성을 입증하는 사료관과 효 실천 사상을 고취하는 체험관, 효에 관한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장과 숙소 등으로 나눠 한국의 대표적인 효실천 교육도장으로 만들어 볼 계획이다.

특히 이에 뜻을 같이 하는 독지가들이 이미 효에 관한 사료들을 전창범 군수에게 기증할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효민속원이 다른 지역 박물관과 차별화되려면 보다 많은 역사적 사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양구군은 부모은중경, 효경 등 효 관련 고전과 과거 조선시대 명인 효자들의 간찰 등의 수적을 수집하는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이들 명인들이 대부분 효자로서 국가에 큰 기여를 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양구군의 효민속원 추진 소식에 판소리 심청가를 완창한 남궁정애(2007 보성소리축제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 명창은 “양구군은 청정한 환경에다 효자들이 많이 난 역사적인 고장”이라며 “오늘날 타락한 윤리관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으로 효민속원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은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남궁 명창은 “민속원 안에 효를 대표하는 판소리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놓는다면 우리 소리를 통한 효 운동과 국악 진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구군의 효 운동에 동참,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효 관련 유물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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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한반도 인공습지 항공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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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인공습지
 


양구 파로호 주변 박물관 타운

서울에서 멀기만 했던 양구가 2시간대의 거리로 좁혀진 것은 험준한 산악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웅진, 웅진1, 2, 공리 등 네 개의 긴 터널이 뚫렸기 때문이다. 차량이 막히지 않으면 약 1시간 40분대로 주파할 수 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양구읍 관문에 설치된 큰 구호판이 매우 인상적이다.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 왜 10년이 젊어진다는 구호를 갖게된 것일까. 양구군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자랑한다. 그래서 양구에 오면 건강해지며 젊어진다는 것. 양구의 시래기나 곰취나물은 이미 건강한 먹거리로 전국에 알려져 있으며 농가소득 증대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양구군의 자랑거리는 바로 파로호를 중심으로한 다양한 문화 공간이다. 아름다운 호수 주변에 박물관 타운이 조성되고 있다. 이미 선사박물관, 근세사박물관, 이수인 문학관, 안병욱·김형석 철학관을 위시, 박수근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또 조선 전기 궁중 사섬시 도자기를 구웠던 방산면 평화리에는 백자박물관이 세워졌다. 이들 박물관들은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발굴, 양구군민들은 물론 관광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군은 문체부와 함께 양구의 고구려 문화를 조명하는 역사시대 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며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 중에 있다. 양구는 고구려시대 요은홀차의 치소로, 비봉산성은 고구려 산성으로 알려졌다. 고구려 전시관에는 고구려의 진귀한 와당을 비롯해 삼국시대 와당과 토기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또 향후 비봉산성을 중심으로 한 고구려 유적에서 출토되는 유물의 전시 기능도 맡게 된다. 군은 현재 2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학술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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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독지가로부터 기증받은 중국 전 시대의 귀중한 와당 300점도 전시돼 중국과 한국의 와당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학습의 장도 마련될 계획이다. 고구려역사관이 개관되면 효민속원과 더불어 날로 늘어나는 중국 요우커 유치에도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고구려역사관에 이어 효민속원이 완성된다면 완벽한 박물관 타운이 세워지는 것이며 수도권 수요를 충당할 후세 교육장으로써의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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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미술관

 



10년 근속 감회가 새로운 전창범 양구군수

전창범 군수는 지난 6월 30일로 근속 10주년을 맞이했으며 임기 2년의 후반을 남기고 있다. 그는 전국 제일의 ‘힐링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전국을 뛰어왔다. 강소 양구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면 앞장서서 왕성한 추진력을 보인 전 군수는 양구를 전국 체육인의 훈련장으로 만들고, ‘힐링 양구’로써의 성과를 높인 지난 10년을 회고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알찬 마무리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 군수는 최근 월간조선이 주관하고, 조선일보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2016 한국의 미래를 빛낼 CEO’ 공공 리더십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각 분야별로 한국의 경영 선진화를 이루고, 현재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 탁월한 전략을 갖춘 경영인들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전 군수는 일요일도 없이 매주 특근을 해온 산하 직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전 군수는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동안 양구를 전국 최고의 살기 좋은 명품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고, 이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나갈 것이다. 신하 임직원들도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올해 제51회 강원도민체육대회 3연패 달성, ‘여성소비자가 뽑은 2016 프리미엄브랜드 대상’에서 테마관광도시부문 대상 5년 연속 수상, ‘2016 소
비자선정 국가대표브랜드 대상’ 생태관광도시 부문 대상 등을 수상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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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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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효자 제사를 주관하고 있는 전창범 양구군수
 



전 군수는 또 문화관광자원과 생태자원, 안보관광을 연계한 다양한 테마상품 운영으로 ‘청춘 양구’의 인지도를 높이며 앞으로도 생태·문화·안보 등 3대 관광벨트를 토대로 한 관광산업 도약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양구군은 조선 중종 때 고숭효 효자는 물론 팔효자를 배출한 효자 군”이라며 “윤리를 바로 세우고 인간의 본성인 효를 회복시키는 일이 이 시대의 긴요한 의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독지가들의 협력을 얻어 양구 효민속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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