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루 | GEULMARU

로그인 회원가입 즐겨찾기추가하기 시작페이지로
글마루 로고


 

뉴질랜드 원주민들의

만병통치약으로 불렸던

노니(Noni)


글. 박춘태(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기업관리대학 교수)


01.jpg
 
02.jpg
 

과학과 의학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과중한 업무 때문에 지치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시대에 접어들면서 첨단 문명의 이기로 인해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편리해졌으나 그 편리함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인지 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이런 환경에서 현대인들은 삶의 새로운 활력을 찾고자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들어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다이어트 및 자연식 건강에 대한 관심이다. 가공한
것보다는 자연에서 채취한 과일 또는 나무의 뿌리, 열매, 잎 등에서 건강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즈 과일이라고 불리는 노니(Noni)가 대표적이다. 노니 열매에서 나는 향이 치즈향과 아주 흡사하기 때문에 명명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해파극(海巴戟)’ 또는 ‘파극천(巴戟天)’이라 표기돼 있으며, 노니의 효능에 대해서는 ‘기력을 증진시키며 원기를 회복하는데 뛰어나다’라고 돼 있다. 약 100종류에 이르는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최근 슈퍼푸드(Super food)로 각광받고 있다. 노니는 표기에서 보듯 ‘기운이 바다까지 이을 정도로 강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양을 살펴보면 애벌레, 못생긴 감자 또는 달걀처럼 생긴 데다가 표면까지 울퉁불퉁하다. 이렇듯 외관이 보잘 것 없었기에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지역에서는 고대로부터 만병통치약으로 군림해 왔다. 지역 원주민들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치료제로 각광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 야말로 수어지교(水魚之交)였다.

노니는 쌍떡잎 식물로 주로 일조량이 풍부한 열대 지역에서 자생한다. 높이가 낮은 덤불 형태에서부터 약 9미터에 이르는 나무도 있다. 열매에는 섬유질과 수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열매의 색깔이 녹색이지만 익으면 녹색이 없어지고 어두운 흰색으로 바뀐다. 치즈가 풍기는 향을 갖고 있으나 못생긴 외형만큼 맛이 없기로도 유명하다. 약처럼 쓴 맛이 날 뿐만 아니라, 노니가 익는 과정에서 우유가 발효되는 듯한 역한 냄새가 난다.

전 세계적으로 재배 지역이 비교적 광범위한데 중국 남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호주, 뉴질랜드, 하와이, 피지, 타히티 등의 남태평양 폴리네시아 그리고 남미 지역에까지 이른다.

남태평양의 섬들은 대부분이 화산에 의해 생성됐다. 그래서 토양이 화산토로 이뤄져 있다. 노니는 이러한 토양에서의 자생은 물론, 열대와 아열대, 갯벌, 해변, 해발 2000미터의 산악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산성, 알칼리성, 염기성에 관계없이 어떠한 토양에서도 자생할 수 있는 적응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토양의 환경에 그다지 좌우되지 않는다.

약 2천 년 전부터 뉴질랜드 마오리족들이나 괌, 타히티, 하와이 등 폴리네시아 지역 원주민들은 노니를 건강 또는 미용에 필수적으로 활용해 왔다. 그들은 처음에 노니 나무를 혐 오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괴물 나무로 보았다. 나무의 한 쪽에서 하얀 꽃이 피는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열매를 맺기 때문이었다. 또 노니가 익으면 치즈가 썩은 것과 같은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도 원주민들에게서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들은 노니를 아주 중요한 약으로 판단했다.
   

03.jpg
 

사냥이나 낚시에 성공하면 물고기나 고기를 날 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 또한 많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잦은 복통과 고열을 동반한 두통도 자주 발생했다. 그들은 이러한 통증을 없애고 상처 난 부위를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있는 방향타를 찾아야 했다. 이런 환경에서 염증 또한 많았기에, 염증을 없애주거나 완화시켜주는 약이 절실히 필요했다. 의술은 물론 약조차 귀했던 그 시기에 치료방법이라고는 주변에 서식하는 식물을 활
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들은 치료를 위해 다양한 식물을 닥치는 대로 으깨어 가루로 만들거나 즙을 내어서 몸에 발라보았다. 하지만 별로 효능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니나무의 잎을 으깬 후 상처가 난 부위에 발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놀랍게도 상처부위가 말끔히 치료되었다. 기쁨과 호기심을 느낀 그들은 노니나무의 잎 외에 뿌리, 열매 등도 으깨어 즙을 낸 후 발라보았다. 역시 효능이 뛰어났다. 다음에는 음식을 잘못 먹어서 복통이 났을 때도 열매, 잎, 뿌리를 먹어보았는데, 놀랍게도 통증이 가라앉았다.

뉴질랜드는 자외선이 강하다.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의 탄력성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먹고 입을 것이 귀했던 시대에 마오리족은 피부를 드러내놓고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최근에도 수시로 몸에 바르는 가루가 있다. 노니 가루다. 피부의 탄력성을 유지하고 손상된 피부를 재생하기 위해서이다. 노니에는 ‘제로닌’ ‘스코폴레틴’이라는 항염 물질이 함유돼 있는데, 콜라겐의 합성을 원활하게 한다. 제로닌은 파인애플보다 무려 35배나 함유돼 있기에 통증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세포의 손상 시 이를 재생시켜주며 병든 세포마저 세포를 재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코폴레틴은 염증을 줄여준다. 이는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04.jpg
 

뉴질랜드를 비롯한 남태평양 지역 원주민들은 무슨 병이든, 어떠한 상처가 나든 노니의 잎, 뿌리, 열매를 약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노니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겼다. 상처뿐만 아니라 복통, 두통 등 대부분의 병에 적용됐기 때문이었다. 진통제나 항염제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노니를 ‘신의 약’‘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염증을 생성하는 것은 사이토카인이라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노니는 이러한 성분을 억제하는 항염증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그렇다면 노니의 어떤 성분이 염증 증상을 개선·완화시키고 질병에 강한 면역체계를 갖게 하는가.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생리 활성용 성분에 기인한다. 합성어로서 식물성을 뜻하는 ‘파이토(phyto)’와 화학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을 말한다. 생리적 활성인자를 갖고 있어서 건강 및 미용에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용 성분인 폴리페놀 성분은 토마토보다 약 140배나 더 많다. 노니는 칼륨 함유량이 높다. 이런 점은 콜레스테롤을 쉽게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관을 확장시켜 줌으로써 고혈압을 예방하며 혈관질환을 개선하고 방지한다. 천연진통제 및 소염제로 주목받는 노니는 비록 외형이 보잘 것 없고 맛도 없으나 열
악한 환경에서 강한 생명력을 지닌 자연 건강보조식품으로 대두되고 있다.


05.jpg
 
0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