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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녹용과 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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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한약이라고 하면 보약을 떠올릴 만큼 한방은 여러 가지 치료법 중에서 특히나 몸을 보(補)하는 치료 방법에 탁월한 강점이 있다. 보(補)라는 것은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는 뜻이다. 따라서 보약은 몸의 한 부분이나 전체가 약해졌을 때 먹어서 기운을 내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약이다. 또는 몸의 이상을 미리 대비하여 예방하는 의미에서 보약을 먹기도 한다.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보약의 약재에는 녹용과 인삼이 있다. 오늘은 그 두 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녹용의 효능과 주의사항

녹용은 신체의 활력을 증강시키는 최고의 약재다. 특히 녹용은 위로 뻗어 올라가는 특징이 있어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유용하다. 녹용의 다양한 효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장 발육을 촉진한다. 사슴의 기운이 위로 샘솟아 모인 것이 녹용이다. 특히 성장을 도와주는 판토크린 성분과 뼈의 구성성분인 콜라겐,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의 뼈와 근육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표적인 약재가 바로 녹용이다.

둘째, 조혈기능을 촉진하여 깨끗한 피가 생기도록 한다. 녹용은 골수의 혈액생산 기능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녹용을 쥐에게 먹인 결과 적혈구, 헤모글로빈, 적혈구 수가 증가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녹용은 빈혈로 얼굴에 핏기가 없고,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하며, 밥을 잘 먹지 않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보약이 된다. 특히 백혈병이나 혈우병과 같은 골수의 조혈기능이 약화된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면역력을 강화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한다. 녹용은 백혈구와 같이 면역에 관련된 세포의 분화를 도와주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이를 물리칠 수 있는 강한 면역력이 생겨, 잔병치레를 덜하게 돕는다.

넷째,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녹용은 내장(內臟)에 있는 평활근과 사지(四肢)에 있는 수의근(隨意筋)의 장력을 높이고 탄력성을 강화한다. 따라서 팔 다리에 근육이 약한 사람, 운동을 하면 금세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 내장 근육에 힘이 없어 설사를 잘 하는 사람, 위장 근육이 힘이 없어 먹으면 오랫동안 소화가 안 되어 배가 더 부룩한 사람, 그로 인해 살이 잘 찌지 않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이처럼 녹용은 기운을 강화하고 혈액을 생성하도록 도와주므로 거의 모든 허증(虛症)의 질환에 보편적으로 많이 쓰인다. 그런데 한때 녹용을 먹이면 아이가 바보가 된다고 소문이 난 적이 있다. 그래서 엄마들이 한의원에 와서 ‘녹용을 먹이면 머리가 나빠지나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녹용 자체에 머리를 나쁘게 하는 성분은 없다. 오히려 녹용에는 뇌수를 보충해주는 성분이 많아 아이의 머리를 영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다만 녹용을 잘못 사용했을 경우 뇌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어린이들은 말초신경계보다 뇌가 있는 중추신경계가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고열로 인해 뇌압이 오르기가 쉽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고열이 있을 때 녹용을 먹이면 뇌압이 상승하게 되어 간혹 뇌세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한의사가 진찰을 하고 녹용을 먹였다면 이것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녹용을 먹고 머리가 나빠지는 일은 없다. 오히려 제대로 진찰을 하고 먹이면 튼튼하고 영리한 아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이에게 녹용을 먹이려면 반드시 한의사에게 진단을 하고 먹이며, 약을 먹는 도중에 열병에 걸린 경우에는 약의 복용을 중단하고 한의사에게 문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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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효능과 주의


녹용이 혈액을 보충해주고 기운을 위로 올려주는 효과가 뛰어나다면, 인삼은 기력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최근에는 인삼공사의 다양한 홍보로 인해 인삼이나 홍삼이 건강식품으로서 무척 인기가 많다. 그렇지만 인삼과 홍삼이 체질과 병증에 잘 맞아서 좋은 효과를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체질에 잘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삼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인삼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신비의 영약으로 인정돼 왔다. 학명으로는 ‘파낙스’라고 하는데 그리스말로 만병통치약이란 뜻이다. 우리나라는 인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고, 특히 한국산 인삼을 고려인삼이라 해서 그 뛰어난 약효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 21대 왕이었던 영조는 인삼을 아주 즐겨 먹었다. 조선 왕들의 평균 수명은 약 44세인데 반해 영조는 83세까지 장수를 했는데 그 이유가 인삼이 아닐까?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영조는 73세에 한 해 동안 20근의 인삼을 먹었으며, 그 이후로 흰머리가 검어지고 치아가 새로 났다는 기록이 있으니 인삼의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또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재임 중에 전립선암으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는데, 한국에서 인삼 진액을 구해 복용하고 시한부 생명을 6개월 이상 연장했다.

일본 황실에서도 혈통을 잇는 데 인삼이 도움이 됐다. 아키히토 일본 천황은 맏아들인 나루히토 황태자가 결혼 6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하자 인삼을 대량 주문, 장복(長服)해 마침내 아기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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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 이광연한의원 원장ᆞ경희대 한의과 대학 한의학 박사
ᆞ경희대 의과 대학 의학 박사ᆞ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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