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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평화기획 1
문화적 충돌의 아이콘 ‘샤를리 에브도’
 
“당신은 샤를리인가
샤를리가 아닌가”
 
새해를 맞은 지 한 달, 현재 지구촌은 문화적 충돌과 대립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갈등은 또 다른 갈등을 야기시키고, 문제의 근원은 파고 들면 들수록 더욱 미궁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어디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각국 정상들의 머릿속도 새 하얗지 않을까 감히 추측해본다. 문제는 해결할 답을 찾지 못한다면 항상 문제로만 남는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우리는 대립과 갈등 구조 속에서 하나의 답만을 택할 것인가.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모두 하나가 될 것인가.
 
글 이경숙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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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언론사에 대한 테러 참사가 벌어진 1월 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헤퓌블리끄(Republique) 광장에서 규탄과 희생자에 대한 애도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추모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세계 34개국 정상을 포함한 40여 개국의 대표단과 160만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행진이 펼쳐졌다. 같은 달 7일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이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에 가한 테러 사건을 규탄하기 위함이다. 세계 언론들은 각국 정상이 사건 현장을 찾아 테러를 강력 규탄하는 모습을 치열하게 보도했고, 프랑스 국민 370만여 명은 곳곳에서 샤를리 에브도 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반(反)테러 행진에 참가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테러 사건의 범인들은 대부분 알제리계 무슬림 젊은이들로 확인됐다. 그들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통해 언론인과 경찰 등 12명을 살해하고, 유대인 식료품 가게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시민 4명을 살해했다. 이번 사건으로 전 세계는 경악하며, 테러 확산에 대한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 행위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극단 이슬람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망자 수가 3만 2000여 명으로 집계되면서 2013년 사망자 수 1만 6750명에 비해 무려 2배 가량 증가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시간이 갈수록 테러가 더욱 빈번하고 대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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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범 3명이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 주간지' 사무실을 습격해 12명을 살해한 가운데 니스에서 시민들이 모여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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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에 실린 무함마드 만평에 격분한 요르단 무슬림 수 천 명이 금요기도회 후 암만 후세이니 모스크 앞을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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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생존자 특별호 표지에 무함마드를 다시금 등장시켰다.
이렇듯 빈번히 발생하는 테러 가운데 유독 프랑스 테러가 세계 언론에서 떠들썩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이번 테러의 주요 논점은 무엇인가.

이슬람교는 기독교(가톨릭 개신교 포함)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믿고 있는 종교로, 이슬람교인들은 창시자 무함마드를 알라신이 보낸 최고의 예언자라고 믿으며 신성 시 하고 있다. 이슬람의 교리에 의하면 무함마드
를 잘못 묘사함으로 모독되어지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어길 경우 신성모독으로 간주돼 중형에 처하게 된다.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은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몇 차례 게재했던 샤를리 에브도에 예언자에 대한 신성모독임을 경고하며 여러 차례 위협을 가해 오다 급기야 지난달 7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테러를 저질러 세계
를 혼란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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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9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로마로 돌아가는 교황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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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 에브도 규탄시위에 참석한 이슬람 원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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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이 주최한 ‘종교대통합 만국회의(WARP·World Alliance of Religions Peace Summit)’가 대한민국에서 열렸다. 이날 유대교 부회장, 시아파 최고성직자, 성공회 대주교 등 12명의 종교지도자가 세계평화를 위해 종교대통합을 이루는 일에 동참할 것을 하나님 앞과 세계 만민, 그리고 평화의 사자 앞에서 서약했다.
 
 
테러 사건 사흘 뒤인 11일 파리 시내로 뛰쳐 나온 시민들은 ‘내가 샤를리다’라는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내가 샤를리다’라는 말은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문구임과 동시에 테러를 규탄하고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즉 샤를리 에브도가 무함마드를 풍자한 것은 언론이 가진 표현의 자유로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는 권리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종교적 신념으로 무참한 테러를 저질러 무고한 희생자를 낸 이번 사건은 초반 많은 사람들이 범행자인 극단 이슬람 세력을 비방하며 샤를리 에브도에 손을 들어 주는 듯 했다. 하지만 테러를 당했던 샤를리 에브도가 지난달 14일 ‘생존자 특별호’ 표지에 또다시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실으며 이슬람을 자극하자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고개를 들고 인터넷을 달구기 시작했다. 즉 표현의 자유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를 반문하는 것이다. 테러는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할 일이요, 그야말로 극단적인 성향이 잘못된 결과를 낳았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종교의 자유를 침범하거나 자극하는 행위, 타인을 모독·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꼬집고 있다. 다시 말해 타 종교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타인의 종교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면 안된다”며 종교의 자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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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세계평화 걷기대회’가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마지막 일정으로 개최됐다. 이날 걷기대회에 모인 정치·종교 지도자 및 여성, 청년 등 각계 참석자들이 ‘World PEACE’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나는 샤를리인가, 샤를리가 아닌가’를 두고 국내외 언론들도 다양한 입장차를 보이며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키는 법. 이번 프랑스 테러는 잠재돼 있던 갈등 요소를 수면 위로 떠올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두고 고심하게 만들었다. 인종과 종교·문화·이념·계급 간 갈등은 문화적 충돌로 이어져 분쟁과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은 단순히 표현의 자유 vs 종교의 자유를 두고 벌이는 논쟁에만 그쳐선 안 된다. 결국 이 같은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한 답을 찾고 그 답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과제임을 인지해야 한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들 중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가 가지고 있는 각 경서는 모두 사랑과 용서, 평화를 말하고 있건만 정작 현실에선 ‘내 종교’ ‘네 종교’를 따지며 비방과 모독, 강제개종, 분쟁과 전쟁을 일으키는 문화적 충돌 요소로 자리잡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2일 “왜곡된 종교의 노예들이 신을 대학살의 이념적 핑곗거리로만 이용했다”며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를 비난했다. 이어 “무슬림 지도자들은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극단주의자들과 그들의 종교적 해석을 비판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는 일부 종교인들이 신의 뜻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극단적인 행동으로 분쟁을 일삼는 것은 종교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신은 믿는다고 하지만 그 신의 가르침대로 하지 않고 그릇된 행동을 일삼는 것은 비판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을 받아야 하되 각 종교의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이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라고 할까.

지구촌은 각국 정상들로부터 시민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결국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바로 ‘평화’다. 지구촌은 현재 평화에 목말라 하고 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갈등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왜? 평화는 뜻을 모아 하나가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교로 인한 분쟁을 막기 위해 종교도 하나로 통합될 수 있을까. 평화를 이루길 바란다면 누구라도 이 질문을 두고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